유집수와 무집수
불교 용어인 유집수(有執受, 산스크리트어: upātta)는 사람(유정)의 몸 중에서 감각이 있는 부분을 말하고, 무집수(無執受, 산스크리트어: anupātta)는 머리카락이나 손톱처럼 몸 중에서 감각이 없는 부분을 말한다.[1][2] 한편, 불교에서는 호흡(숨, 즉, 들숨과 날숨)도 몸에 속한 것으로 보는데, 숨은 무집수에 속한다.[3][4][5] 숨을 몸에 속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불교의 4념처 수행에서, 호흡을 관찰하는 수행인 지식념 또는 수식관이 법념처가 아닌 신념처에 속한다.
보다 엄밀하게 정의하자면, 유집수는 심법(心法: 마음)과 심소법(心所法: 마음 작용)이 함께 집지(執持) · 포섭(包攝)하여 의처(依處), 즉 소의(所依: 도구, 감각 기관)나 경계(境界: 대상)로 삼는 색(色, 물질)을 가리킨다. 반면, 무집수는 이러한 뜻이 없는 색(色, 물질)을 말한다.[6] 달리 말하면, 유집수(有執受)는 현재 시점에서 마음의 지각작용, 즉 5온 중 수온(受蘊: 지각작용)의 소의(所依: 도구, 감각 기관)나 경계(境界: 대상)가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무집수(無執受)는 현재 시점에서 마음의 지각작용, 즉 수온의 소의나 경계가 되어 있지 않은 것과 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심·심소와의 관계
편집《구사론》에 따르면, 심 · 심소는 유집수의 색(色, 물질)에 손해와 이익을 끼치면서 일어나고 또한 유집수의 색(色, 물질)은 그렇게 일어난 심 · 심소를 따르는 것, 즉, 서로가 손해와 이익을 함께 하는 것, 즉 서로의 힘[업력, 業力]을 증대 또는 감소시키는 것이 심 · 심소와 유집수의 색(色, 물질), 즉 심 · 심소와 해당 의처(依處: 소의와 경계, 즉 5근根과 5경境), 즉 소의(所依: 도구, 감각 기관, 즉 5근根)나 경계(境界: 대상, 즉 5경境) 간에 일어나는 본질적인 상호작용이다.[6]
예를 들어, 심 · 심소가 특정한 경계(境界: 대상)를 대상으로 해당 소의(所依: 도구, 감각 기관)에 의지하여 즐거움과 기쁨을 일으켜 활발하게 될 때 해당 의처(依處)도 역시 활발하게 되고, 심 · 심소가 근심과 괴로움을 일으켜 위축(萎縮)될 때 해당 의처(依處: 5근과 5경)도 역시 위축된다. 반대로, 좋은 음식 등을 획득하여 의처(依處: 5근과 5경)가 활성화될 때 해당 심 · 심소도 역시 활발하게 되며, 나쁜 음식 등을 획득하여 위축되면 해당 심 · 심소도 역시 위축된다.[6]
세상에서 경험하는 고 · 락 등의 감촉이 있고 이런 감촉을 바탕으로 선법(善法)의 증대(예를 들어, 선행의 기쁨이나 수행의 즐거움)나 불선법(不善法)의 증대(예를 들어, 담배 중독이나 마약 중독과 같은 집착) 등이 있는 것은 심 · 심소와 유집수의 색(色, 물질) 간의 이러한 본질적인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연(緣)이 감촉되어 즐거움 따위를 느끼게 되고 그에 따라 해당하는 선법(善法) 또는 불선법(不善法)의 세력, 즉 업력(業力)이 심 · 심소와 의처 모두에서 동시에 증대 또는 감소되기 때문이다.[6]
18계의 유·무집수 분별
편집먼저, 18계(十八界)는 다음 표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구사론》에 따르면, 18계(界)에서 7심계(七心界) · 법계(法界) · 성계(聲界)의 9가지 계(界)는 언제나 무집수이다. 나머지 9가지 계, 즉 5색근과 색(色) · 향(香) · 미(味) · 촉(觸)의 4경(境)은 유집수가 될 때도 있고 무집수가 될 때도 있다. 5색근(色根)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의 5색근은 유집수이고, 과거와 미래 시점에서의 5색근은 무집수이다. 4경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5색근과 함께 있는 경우 유집수이고 5색근을 떠나 있는 경우 무집수이며, 과거와 미래 시점에서의 4경은 무집수이다.[6][7][8]
예를 들어, 심 · 심소가 의지하는 몸[身], 즉 해당 소의신(所依身)에 존재하는 것이면서도 근(根)과 화합한 것이 아닌 머리카락 · 수염 · 손톱 · 이빨 · 대소변 · 눈물 · 침 · 피 등은 현재 시점에서 존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무집수이이다. 또한 해당 소의신 밖에 존재하는 색(色) · 향(香) · 미(味) · 촉(觸)도 현재 시점에서 존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무집수이다.[6][9][10]
참고 문헌
편집각주
편집- ↑ "有執受(유집수)" , 운허. 《불교사전》:
有執受(유집수)
↔ 무집수(無執受). 우리들의 신체에 감각 있는 부분. 털과 손톱 따위는 신체 밖에 있는 물체와 같이 무집수라 함. - ↑ "有執受" , 星雲. 《佛光大辭典》(불광대사전) 3판:
有執受
梵語 upātta。即有感覺之意。亦即被心、心所法所執持的眾生之身體。反之,則稱無執受、非執受。
俱舍宗認為有生命即有執受。此蓋以眾生之五根(眼、耳、鼻、舌、身)與色、香、味、觸等四境,合之為九界,共為心與心所法所執持,且亦為心與心所法之依處,故稱為有執受。此五根、四境即有情眾生之「有根身」,亦即有執受之依身,為眾生現在世之身體。有執受之「受」,意謂有根身能產生覺受(苦、樂等之感覺、感受)。
然唯識宗則除俱舍宗所說之覺受外,認為「執受」另有「安危共同」之義,即除「有根身」外,含藏於阿賴耶識中之種子亦為有執受,而與阿賴耶識同安共危。安,指善趣;危,指惡趣。種子及有根身之安危即是阿賴耶識之安危。相互之間,命運等同而休戚與共,故稱安危共同。據成唯識論述記卷三本載,執為攝、持之義;受為領、覺之義。若就覺受之義而言,則有根身為執受,種子及器界為非執受;此即上記俱舍論之觀點。然若就安危共同之義而言,則有根身及種子為執受,器界為非執受;此即唯識宗之主張。〔俱舍論卷二、卷三、瑜伽師地論卷六十六、成唯識論卷二、卷三、俱舍論光記卷二、百法問答鈔卷一〕p3061 - ↑ 세친 조, 현장 한역(T.1558).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제22권. 대정신수대장경. T29, No. 1558, CBETA:
T29n1558_p0118b29║息有情數攝。有情身
T29n1558_p0118c01║分故。非有執受。與根相離故。 -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제22권:
숨은 유정수(有情數, 감정과 의식을 지닌 유정)에 포섭되니, 유정의 몸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88)
또한 유집수(有執受, 유정의 몸 중에 감각이 있는 부분)가 아니니, 근(根)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88) 즉 감각이 없는 무정수의 몸에는 숨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비록 숨이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라 할지라도 내부에 계속(繫屬)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 ↑ Gelong Lodrö Sangpo, Louis de La Vallee Poussin, Xuanzang, Vasubandhu (2012). 《Abhidharmakośa-Bhāṣya of Vasubandhu: The Treasury of the Abhidharma and its (Auto) commentary》 Vol. 3. p.1906. 한자는 편집자가 추가.
13b. [In- and out-breathing] are "indicative of sentient beings 有情數".161
[In- and out-breathing] are "indicative of sentient beings" (sattvākhya 有情數), not "nonindicative of sentient beings" (asattvākhya 非有情數; i. 10b).
13b. [In- and out-breathing] are not appropriated 非有執受.162
For [in- and out-breathing] are not part of the sensory organism 根 (indriyapṛthagvṛtti; indriyavinirbhāgin 有執受) (i. 34cd). - ↑ 가 나 다 라 마 바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66-67 / 1397쪽.
- ↑ 星雲, "有執受". 2012년 9월 4일에 확인.
- ↑ 星雲, "無執受". 2012년 9월 4일에 확인.
- ↑ 운허, "無執受(무집수)". 2012년 9월 4일에 확인.
- ↑ 운허, "有執受(유집수)". 2012년 9월 4일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