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배우는사람/문서:육도 (불교)

5도와 6도

편집

불교의 역사에서는 이미 부파불교 시대에 5도 또는 5취가 있는지 아니면 6도 또는 6취가 있는지에 대해 부파마다 의견이 달랐다. 예를 들어,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는 5취가 있다는 견해를 가졌고 독자부(犢子部)는 6취가 있다는 견해를 가졌다. 설일체유부일체법을 크게 색법 · 심법 · 심소법 · 불상응행법 · 무위법의 5가지 그룹으로 나누는 5위 75법의 정교한 법체계로 일체 만물을 설명하였다. 독자부는 불멸 후 3백년 경에 설일체유부에서 갈라져 나온 부파로, 일체법유위]의 3세(三世)와 무위와 불가설(不可說)로 나누어 설명하는 3세장(三世藏) · 무위장(無爲藏) · 불가설장(不可說藏)의 5장(五藏)의 법체계를 가졌는데, 중생에게 실아(實我)가 있다고 주장하여 무아론(無我論)에 반대되는 견해를 주장함으로써 다른 부파들과 대승불교로부터 부법장(附佛法)의 외도, 즉 불법에 가탁한[附: 속된 말로, 빌붙은] 외도, 즉 불법 안의 외도로 비난 받은 부파이다.

설일체유부의 교학을 집대성한 세친(316~396 또는 320~400)의 《구사론》에서는 5취만을 언급하고 있으며, 6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5취란 이숙과를 5가지 갈래로 나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중생이 전생의 선업과 악업의 결과로서 태어날 때 타고나는 고 또는 낙의 과보를 5가지 갈래로 나눈 것으로, 따라서 고와 낙은 선악무기의 3성의 관점에서 볼 때는 선도 악도 아닌 무기이며, 무기 중에서 순수한 무기인 무부무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5취는 이숙과를 5가지 갈래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중생이 현재의 삶 속에서 가지는 선업과 악업에 따른 현재의 상태의 고와 낙의 갈래가 아니며 따라서 이와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5취는 중생, 즉 유정이 받는 과보의 갈래이므로, 무부무기이지만 이숙과가 없는 무정물, 즉 산하대지를 포함한 우주(기세간)는 5취의 갈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중유(中有, 바르도)는 과보이기는 하나 5취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 3계와 5취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已說三界。五趣云何。頌曰。
 於中地獄等  自名說五趣  唯無覆無記  有情非中有
論曰。於三界中說有五趣。即地獄等如自名說。謂前所說地獄傍生鬼及人天是名五趣。
唯於欲界有四趣全。三界各有天趣一分。
為有三界非趣所攝。而於界中說有五趣。
有謂善染外器中有雖是界性而非趣攝。五趣體唯無覆無記。若異此者趣應相雜。於一趣中具有五趣業煩惱故。

— 《구사론》제8권 〈3. 분별세품(分別世品) ①〉. 한문본

3계에 대해 이미 논설하였다. 5취(趣)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3계] 중에 있어서 지옥 등은
  자신의 명칭에 따라 5취(趣)로 설해지니
  오로지 무부무기로서
  유정에 속하지만, 중유(中有)는 아니다.
  於中地獄等 自名說五趣
  唯無覆無記 有情非中有

논하여 말하겠다. 3계 중에는 지옥 등의 5취(趣)가 있다고 설한다. 즉 지옥 등을 자신의 명칭대로 설한 것으로, 이를테면 앞에서 설한 지옥 · 방생(傍生) · 아귀(餓鬼), 그리고 인간과 천(天), 이것을 5취라고 이름한다.

그리고 오로지 욕계에만 네 가지 취 전부가 있으며, 3계에는 각기 천취의 일부만이 있다.

3계(界)에 포섭되면서 '취'에는 포섭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그럼에도 3계 중에 5취가 있다고 설한 것인가?

있다. 이를테면 선(善)과 염오와 외적인 기세간과 중유(中有)는 비록 계에 포섭되는 존재[界性]일지라도 취에 포섭되는 것은 아니니, 5취의 본질은 오로지 무부무기(無覆無記)일 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와 다르다고 한다면 취는 서로 뒤섞여야 할 것이니, 하나의 취 중에는 5취의 업과 번뇌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 《구사론》제8권 〈3. 분별세품(分別世品) ①〉. 한글본

대승불교의 경우,세친보다 전시대의 인물로서 대승불교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평가되는 용수(150?~250?)는 자신의 저서 《대지도론》 제30권에서 부파불교의 여러 부파들마다 5도가 있는지 6도가 있는지에 대해 대해 의견이 서로 다르며, 또한 이들 부파들은 모두 고타마 붓다의 진술이 담긴 경에 근거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세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언급과 함께 용수대승불교의 경우 《법화경》에서는 "6취 중생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부파불교와 대승불교의 여러 경전과 논서들을 자세히 살펴보아 내리는 결론으로는 6도가 있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용수는 5도 또는 6도가 전생의 선업과 악업에 따라 중생이 현재 생에서 받는 과보라고 할 때, 악업에 의해 지옥도 · 아귀도 · 축생도의 3가지 나쁜 과보가 있다면, 선업에 의해서도 이 3가지에 대응하는 아수라도 · 인간도 · 천상도의 3가지 좋은 과보가 있는 것이 이치상 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