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신행(信行: 540~594)은 수나라(隋: 581~618) 때 말법사상에 입각한 새로운 불교 종파인 삼계교(三階敎)를 창종한 중국의 승려이다.[1] 신행은 당시 활발했던 말법사상(末法思想)에 입각하여 말법상응(末法相應)의 가르침으로서 설법하였다.[2]
신행은 젊어서 출가하여 불교가 극히 융성하였던 북제(北齊)의 도읍인 업(鄴)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577년에 북주(北周)의 무제(武帝)가 북제에 침공해 들어와 흑심한 폐불을 단행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1] 신행도 다분히 도시를 빠져나가 산중에 몸을 숨길 것인가 혹은 환속할 것인가를 강요당하였을 것임에 틀림없다.[1] 이 고통에 찬 심각한 체험을 통하여 그는 현실사회와 그 속에서의 생활을 직시함으로써 아무리 몸부림쳐도 죄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나갈 수 없는 무지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1]
이러한 경험에 입각하여, 신행은 현실에 살고 있는 인간이 실천할 수 있는 불교는 당연히 지금까지의 것과는 다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581년 북주 대신으로 일어선 수나라(隋)가 불교부흥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취하게 되자 다시 상주(相州)에 돌아가 삼계교라는 새로운 불교를 제창하였다.[1]
그가 제창한 삼계교의 교리는 《지장십륜경(地藏十輪經)》에 입각한 것이라고 하며 일체의 불법(佛法)에 3단계(三段階)를 세워 일승(一乘)을 제1 단계, 삼승(三乘)을 제2 단계, 보법(普法)을 제3 단계라 하고 보법만이 말법인 현재에 적합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1]
고타마 붓다의 입멸 후 500년(제1 단계)과 1000년(제2 단계)의 사람들은 각가 일승과 삼승의 "별법(別法)"에 의하여 증(證)을 얻었으나 1500년을 경과한 현재는 말법시대이므로 제3 단계인 "보법(普法)"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1] 삼계교, 즉, 제3 단계의 불교는 경(經)도 불보살(佛菩薩)도 선택을 가하지 않고 오로지 이들을 공경하고 그 가르침과 내용을 실천하는 겸허한 태도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1] 어떠한 사람도 오직 여래장불(如來藏佛) · 불성불(佛性佛) · 당래불(當來佛)로서 공경하는 것만이 죄악에 충만한 범부(凡夫)가 구제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동신동행(同信同行)의 실천을 승속(僧俗)에 권장하였다.[1]
신행은 589년에 장안에 들어가 진적사(眞寂寺)에 삼계원(三階院)을 두고 여기에서 신자들과 같이 살며 선교에 힘쓰는 한편 《삼계불법(三階佛法)》 등 기타 많은 저술을 지었다.[1]
신행이 죽은 후에도 제자들의 노력은 커졌으나 600년과 725년 두 차례에 걸쳐 사교(邪敎)로 몰려 교의 신봉이 금지당하고 전적(典籍)도 소멸되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