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 (4상)

(변괴에서 넘어옴)

(滅, 산스크리트어: anityatā) 또는 무상(無常)은 다음의 분류, 그룹 또는 체계의 한 요소이다.

(滅, 산스크리트어: anityatā, anitya, 팔리어: anicca, 변괴, 변하여 없어짐, 괴멸, 소멸) 또는 무상(無常, 소멸됨, 없어짐, 죽음)은 모든 유위법인연의 힘에 따라 생멸 변천하면서 나타내는 (生: 생겨남) · (住: 유지됨) · (異: 달라짐) · 멸(滅: 소멸됨)의 유위4상(有爲四相) 가운데 멸(滅: 소멸됨)을 말한다. 유위4상(生: 태어남, 유년기) · (住: 성장과 장성, 소년기부터 장년기) · (老: 노쇠함, 노년기) · 무상(無常: 죽음)이라고도 한다.[1][2]

(滅) 또는 무상(無常)은 유위4상(有爲四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멸상(滅相) · 멸유위상(滅有爲相) 또는 무상유위상(無常有爲相)이라고도 한다.[1][2][3][4] 또한 멸 또는 무상의 성질 또는 그러한 성질을 가진 실체라는 뜻에서 무상성(無常性)이라고도 한다.[5][6]

유위4상(有爲四相)을 실법(實法)으로 볼 것인지 가법(假法)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파 또는 종파에 따라 의견이 다른데, 부파불교설일체유부실법으로 보며, 부파불교경량부대승불교유식유가행파가법으로 본다.[1] 가법으로 본다는 것은 유위법의 특정한 분위(分位: 측면, 국면, 상태, 양태, 단계, aspect, phase) 또는 성질(生) · (住) · (異) · 멸(滅)이라 명명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뜻하고, 실법으로 본다는 것은 (生) · (住) · (異) · 멸(滅)이라는 힘 또는 법칙이 실재한다고 본다는 것을 뜻한다.

가법이라는 측면, 즉 (滅) 또는 무상(無常)이 유위법의 특정한 분위(分位: 측면, 국면, 상태, 양태, 단계, aspect, phase)라는 측면에서 보면 (滅) 또는 무상(無常)은 (色: 물질, 육체)과 (心: 정신, 마음)의 제법(諸法)이 상속하면서 변하여 없어지는 것, 즉 5온유위법상속변괴(相續變壞), 멸괴(滅壞), 괴멸(壞滅), 허물어짐[壞 ] 또는 소멸(消滅)을 말한다.[3][4][7][8][9][10] 한편, 실법이라는 측면, 즉 이러한 분위(分位: 측면, 국면, 상태, 양태, 단계, aspect, phase)를 일으키는 힘 또는 법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滅) 또는 무상(無常)은 색심(色心: 물질과 정신)으로 하여금 상속변괴 또는 괴멸하게 하는, 별도로 실재하는 성질[性]을 뜻한다.[5][6][11][12][13][14]

유위4상의 적용 또는 해석에 있어서는 모든 유위법에 대해 적용하여 해석하는 경우와 유정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일생[一期]에 대해 적용하여 해석하는 경우의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경우는 찰나상속(剎那相續)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이 경우 또는 무상찰나멸(刹那滅)을 뜻한다. 즉 찰나마다 유위법과거낙사(落謝)하여 현재에서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후자의 경우는 1기상속(一期相續) 즉 유정의 한 생애 동안의 5온상속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이 경우 또는 무상수명이 다하는 것 즉 죽음[死]을 뜻한다.[2][15][16]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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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파불교대승불교의 논서들에서의 멸(滅: 변괴, 괴멸) 또는 무상(無常: 소멸, 죽음)의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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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부파불교설일체유부의 논서들이 세 단계의 발전 단계를 거친 것으로 보는데, 주요 논서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17][18][19]

아래 단락들은 이러한 아비달마 논서들의 발전 순서에 의거하여 배열되어 있으며, 해당 아비달마 논서에서 나타나는 멸(滅: 변괴, 괴멸) 또는 무상(無常: 소멸, 죽음)에 대한 정의를 기술한다.

아비달마품류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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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구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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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달마순정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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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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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학자들에 따르면 인도불교유식학의 역사는 크게 3기로 나뉘는데, 제1기는 미륵(彌勒)과 무착(無着)의 유식학이고, 제2기는 세친(世親)의 유식학이고, 제3기는 호법(護法)과 안혜(安慧) 등의 10대 논사유식학이다.[20]

아래 단락들은 이러한 구분에 의거하여 배열되어 있으며, 해당 유식학 논서에서 나타나는 멸(滅: 변괴, 괴멸) 또는 무상(無常: 소멸, 죽음)에 대한 정의를 기술한다.

유가사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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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양성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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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아비달마집론·잡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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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오온론·광오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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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백법명문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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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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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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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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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안혜 조, 지바하라 한역 (1613). 《대승광오온론(大乘廣五蘊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13,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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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1585). 《성유식론(成唯識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585,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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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星雲, "四相". 2012년 12월 6일에 확인
    "四相: (一)指顯示諸法生滅變遷之生、住、異、滅等四相。又作四有為、四有為相、四本相。屬心不相應行法。
     (一)小乘說一切有部之說:據發智論卷二、大毘娑沙論卷三十八、卷三十九、俱舍論卷五等載,一切有為法均為無常,雖由於因緣力,從未來位生至現在位,然瞬間即滅,而成為過去位。此種成為過去位之現象,稱為落謝、謝滅。此生滅變遷之有為法,流轉於未來、現在、過去等三世中。
     (1)生(梵 jāti),又作生相,即有為法從未來位生至現在位。(2)住(梵 sthiti),又作住相,即有為法安住於現在位。(3)異(梵 anyathātva),又作異相,即有為法於現在位變異、衰損。(4)滅(梵 anityatā),又作滅相,即有為法從現在位滅轉至過去位。然增一阿含經卷十二、出曜經卷一等,則僅說生、老、死等三有為相。
     (二)小乘經部之說:據大毘婆沙論卷三十八、卷三十九、俱舍論卷五等載,經部就諸法之相續而假立四相,故主張四相假立,否定有部之過未有體、四相實有說,並駁斥於生相之外,藉因緣而生起諸法之說,謂諸法之生起非僅藉因緣力。
     (三)小乘其餘諸部之說:據大毘婆沙論卷三十八載,譬喻者謂四相假立;分別論者謂四相無為;法密部以生、住、異等前三相謂有為,以滅相謂無為;相似相續沙門謂色之四相為色,心之四相為心;正量部則以色法為一期相續,聲、香、味、觸等心、心所法為剎那生滅;法上部、賢冑部、犢子部、密林山部等說法與正量部相同,惟其內容不詳。〔異部宗輪論、成唯識論卷七、成實論卷七不相應行品、二十唯識述記卷上、卷下〕
     (四)大乘法相宗之說:據瑜伽師地論卷四十六、卷五十一、卷八十八、成唯識論卷二等記載,法相宗亦主張「四相假立,過未無體」。就剎那而言,有為法依因緣之力,由本無而今有,乃屬暫有還無者,為表示異於無為而假立四相。以本無今有,故稱有位為「生」,暫停於生位即稱「住」,住位前後之變異即稱「異」,以暫有還無,故稱滅時為「滅」。其中,生、住、異三者為「有」,同屬現在;滅為「無」,則屬過去。就一期分位而言,初有,稱為生;後無,稱為滅;已生而相似相續,稱為住;住之相續轉變,稱為異。又無論剎那或一期,皆以前三相為現在,滅相為過去,然有部主張未來有體,遂以生相為未來,滅相為現在。 "
  2. 星雲, "滅相". 2013년 2월 1일에 확인
    "滅相: 四有為相之一。又作滅盡、無常。謂有為諸法於剎那之間壞滅而入於過去之相。又為真如三相之一,俱舍七十五法之一,唯識百法之一。真如寂滅,無分段、變易二種之生死,稱為滅相。法華經卷三藥草喻品(大九‧一九中):「如來說法,一相一味,所謂解脫相、離相、滅相。」此外,有情之死,亦稱為滅。據成實論卷七不相應行品之說,於有情之一期相續上,認其生、住、異、滅之別,其死曰滅。〔增一阿含經卷十二、大毘婆沙論卷三十八、入阿毘達磨論卷下〕"
  3. 미륵 조, 현장 한역 & T.1579, 제3권. p. T30n1579_p0291c21 - T30n1579_p0291c29. 유위4상(有爲四相)
    "云何建立生老住無常謂於一切處識相續中一切種子相續俱行建立。由有緣力故。先未相續生。法今最初生。是名生有為相。即此變異性。名老有為相。此復二種。一異性變異性。二變性變異性。由有相似生故。立異性變異性。由有不相似生故。立變性變異性。即已生時唯生。剎那隨轉故名住有為相。生剎那後。剎那不住故名無常有為相。如是即約諸法分位差別。建立四相。"
  4.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 K.614, T.1579, 제3권. pp. 87-88 / 829. 유위4상(有爲四相)
    "어떻게137) 생(生) 노(老) 주(住) 무상(無常)138)을 건립(建立)하는가? 일체처식(一切處識)의 상속(相續)에 일체종자(一切種子)가 상속(相續)하여 함께 행하면서[俱行] 건립(建立)한다. 연력(緣力)에 의하기 때문에 이전에 아직 상속하여 생겨나지 않았던 법(法)이 지금 처음으로 생겨나는 것을 생의 유위상[生有爲相]이라고 한다. 곧 이 달라지는[變異] 성품을 노의 유위상[老有爲相]이라고 한다. 여기에 첫째 이성변이성(異性變異性)139)과 둘째 변성변이성(變性變異性)140)의 두 가지가 있다. 상사(相似)로 생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성변이성(異性變異性)을 세우는 것이며, 불상사(不相似)로 생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변성변이성(變性變異性)을 세우는 것이다. 곧 이미 생겨났을 때에는 생기는 찰나만이 따라 구르므로[隨轉] 주의 유위상[住有爲相]이라고 하며, 생긴 찰나 이후에는 찰나도 머물지 않기 때문에 무상의 유위상{無常有爲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제 법(法)의 분위(分位)의 차별에 의하여 4상(相)을 건립하는 것이다.
    137) 앞에서는 지(地)의 의미를 10문(門)으로 해석하는 가운데 색취(色聚)와 심심소상응(心心所相應), 3세(世)에 대해서 밝혔다. 이하는 10문(門) 가운데 네 번째로 4상(相)에 대해서 밝힌다.
    138) 생(生) 노(老) 주(住) 무상(無常)을 4유위상(有爲相)이라고 한다.
    139) 동류법(同類法)이 전(前) 후(後)에 변이(變異)하는 성품을 말한다.
    140) 이류법(異類法)이 전(前) 후(後)에 변이(變異)하는 성품을 말한다."
  5. 세우 조, 현장 한역 & T.1542, 제1권. p. T26n1542_p0694a27 - T26n1542_p0694a28. 무상성(無常性)
    "無常云何。謂令已生諸行滅壞。"
  6. 세우 지음, 현장 한역, 송성수 번역 & K.949, T.1542, 제1권. p. 11 / 448. 무상성(無常性)
    "무상(無常)이란 무엇인가? 이미 생긴 모든 행으로 하여금 소멸하고 파괴되게 하는 것이다."
  7. 무착 조, 현장 한역 & T.1602, 제1권. p. T31n1602_p0484b17 - T31n1602_p0484b18. 무상(無常)
    "無常者。謂諸行自相生後滅壞性。"
  8. 무착 지음, 현장 한역 & K.571, T.1602, 제1권. p. 38 / 293. 무상(無常)
    "무상(無常)189)은 모든 행의 자상이 생기한 후에 소멸하고 파괴되는 성품을 말한다.
    189) 무상(無常, anitya)은 색(色) · 심(心)의 모든 현상이 한 순간에도 생멸 변화해서 상주하는 모습이 없는 것을 말한다."
  9. 무착 조, 현장 한역 & T.1605, 제1권. p. T31n1605_p0665c16 - T31n1605_p0665c17. 무상(無常)
    "何等無常。謂於眾同分諸行相續變壞。假立無常"
  10. 무착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 K.572, T.1605, 제1권. p. 18 / 159. 무상(無常)
    "어떠한 것이 무상 불상응행법입니까? 중동분에서 제행이 상속하여 변하여 없어지는 것을 임시로 세워서 무상이라 한다."
  11. 세친 조, 현장 한역 & T.1558, 제5권. p. T29n1558_p0027a12 - T29n1558_p0027a17. 유위4상(有爲四相)
    "諸相者何。頌曰。
      相謂諸有為  生住異滅性
    論曰。由此四種是有為相法。若有此應是有為。與此相違是無為法。此於諸法能起名生。能安名住。能衰名異。能壞名滅。性是體義。"
  12.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 K.955, T.1558, 제5권. p. 240 / 1397. 유위4상(有爲四相)
    "온갖 상(相)이란 무엇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상(相)이란 말하자면 온갖 유위가
      생(生)·주(住)·이(異)·멸(滅)하는 성질이다.
      相謂諸有爲 生住異滅性
    논하여 말하겠다. 이러한 네 가지 종류가 바로 유위의 상(相)이니,90) 법으로서 만약 이러한 상을 갖은 것이라면 응당 마땅히 유위라고 해야 할 것이며, 이와 상위되는 것이라면 바로 무위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 가운데] 제법을 능히 일어나게 하는 것을 '생(生, jāti)'이라 이름하고, 능히 안주하게 하는 것을 '주(住, sthiti)'라고 이름하며, 능히 쇠퇴하게 하는 것을 '이(異, anyathātva)'라고 이름하고, 능히 허물어지게 하는 것을 '멸(滅, anityatā)'이라고 이름한다. 그리고 [본송에서 말한] '성질'이란 바로 체(體)의 뜻이다.91)
    90) 이는 유위를 유위이게 하는 네 가지 특징적 근거[相, lakṣaṇa]로서, 유위제법을 생성·지속·변이·소멸하게 하는 원리를 추상화시켜 얻은 개념이다. 따라서 이러한 네 가지 상을 갖지 않은 것이 무위이다.
    91) 범본이나 『석론(釋論)』에는 이 구절이 없다. 참고로 『현종론』 권제7(대정장29, p. 808하 ; 한글대장경200, p. 185)에서는 " [이러한 유위의 상은 바로] 유위의 성질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상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顯彼性故得彼相名)"고 논설하고 있다."
  13. 중현 조, 현장 한역 & T.1562, 제13권. p. T29n1562_p0405c01 - T29n1562_p0405c10. 유위 4상(相)
    "何謂諸相。頌曰。
      相謂諸有為  先住異滅性
    論曰。如是四種。是有為相。顯彼性故。得彼相名。此中生者。謂有別法。是行生位。無障勝因。由能引攝。令其生故。能引攝者。謂彼生時。此法能為彼勝緣性。雖諸行起。皆得名生。然此生名。但依諸行生位無障勝因而立。住謂別法。是已生未壞諸行。引自果無障勝因異謂別法。是行相續後異前因。滅謂別法。是俱生行滅壞勝因。性是體義。"
  14. 중현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 K.956, T.1562, 제13권. pp. 612-613 / 3087. 유위 4상(相)
    "무엇을 온갖 상(相)이라고 한 것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상(相)이란 말하자면 온갖 유위가
      생(生)ㆍ주(住)ㆍ이(異)ㆍ멸(滅)하는 성질이다.
      相謂諸有爲 生住異滅性
    논하여 말하겠다. 이와 같은 네 종류가 바로 유위의 상(相)으로,51) 이는 곧 유위의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것(유위)의 ‘상(相)’이란 명칭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서 ‘생(生)’이란, 이를테면 어떤 개별적인 법으로서, 바로 이러한 유위행(有爲行)이 생겨나는데 어떠한 장애도 없게 하는 두드러진 원인[勝因]을 말하니, 제행을 능히 인섭(引攝)하여 그것으로 하여금 생겨나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능히 인섭한다’고 함은, 그것이 생겨날 때 이러한 법(즉 生相)이 능히 그것의 두드러진 연[勝緣]이 되는 것을 말한다. 비록 제행(諸行)이 일어나는 것을 모두 ‘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라도 여기서의 ‘생’이라는 개념은 다만 제행이 생겨나는데 어떠한 장애도 없게 하는 두드러진 원인에 근거하여 설정한 것이다.52)
    ‘주(住)’란, 이를테면 개별적인 법으로서, 이미 생겨나 아직 괴멸하지 않은 제행이 자신의 결과를 인기(引起)하는데 어떠한 장애도 없게 하는 두드러진 원인을 말한다.
    ‘이(異)’란, 이를테면 개별적인 법으로서, 바로 제행이 상속하여 후 찰나의 그것이 전 찰나의 그것과 다르게 되는 원인을 말한다.
    ‘멸(滅)’이란, 이를테면 개별적인 법으로서, 함께 생겨난[俱生] 행이 괴멸하는데 두드러진 원인을 말한다.
    그리고 [본송에서 말한] ‘성질’은 바로 실체(實體)의 뜻이다.
    51) 이는 유위를 유위이게 하는 네 가지 특징적 근거[相,lakṣaṇa]로서, 유위 제법을 생성ㆍ지속ㆍ변이ㆍ소멸하게 하는 원리를 추상화시켜 얻은 개념이다. 따라서 이러한 네 가지 상을 갖지 않은 것이 무위이다.
    52) 즉 제행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앞서 생겨났거나 동시에 생겨나는 동류(同類)나 이류(異類)의 연(緣)이 갖추어져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생’은 생겨나게 하는 힘이 가장 수승한 원인으로, 그것으로 인해 생겨나는 법은 어떠한 장애도 없이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15. 안혜 조, 현장 한역 & T.1606, 제2권. p. T31n1606_p0700b27 - T31n1606_p0700c01. 무상(無常)
    "無常者。謂於眾同分諸行相續變壞性。假立無常相續。變壞者。謂捨壽時當知此中依相續位建立生等。不依剎那。"
  16. 안혜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 K.576, T.1605, 제2권. p. 35 / 388. 무상(無常)
    "어떠한 것이 ‘무상(無常)불상응행법’입니까? 중동분에서 모든 행의 상속이 변이하는 것을 가립하여 무상이라 한다. [釋] ‘변이한다는 것’이란 수명을 마치는 때를 가리키는 것이니, 여기에서 그 상속하는 지위에 의거하여 생 따위를 건립하는 것이지 찰나(刹那)에 의거하지 않는 것임을 숙지해야 한다."
  17. 권오민 2003, 29–42쪽.
  18.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해제. pp. 1-12 / 57.
  19. 임기영 (1998). 《『아비달마집이문족론』의 법수체계 연구》.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석사학위 논문. pp 1-2.
    "일반적으로 설일체유부의 문헌을 3단계에 걸쳐서 발전되었다고 보고 있다. 즉 초기의 논서로는 《阿毘達磨集異門足論》과 《阿毘達磨法蘊足論》을 들고, 중기의 논서로는 《施設足論》·《阿毘達磨識身足論》·《阿毘達磨界身足論》·《阿毘達磨品類足論》·《阿毘達磨發智論》·《阿毘達磨大毘婆沙論》·《阿毘曇甘露味論》·《入阿毘達磨論》등을 들고, 후기의 논서로는 《阿毘曇心論》·《阿毘曇心論經》·《雜阿毘曇心論》·《阿毘達磨俱舍論》·《阿毘達磨順正理論》·《阿毘達磨藏顯宗論》등을 들고 있다.1)
    이렇게 볼 때 《阿毘達磨集異門足論》(이하 《集異門足論》으로 약칭)과 《阿毘達磨法蘊足論》은 유부 문헌의 3단계 발전 과정중 초기논서에 해당되는 셈이다. 그 근거로 두 논서가 아함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즉 《集異門足論》은 《長阿含經》에 속하는 經의 하나인 〈衆集經〉(동본이역으로는 《大集法門經》이 있음)의 내용을 부연 · 해석한 것이라 하고, 《阿毘達磨法蘊足論》은 특정한 한 경에 대해 주석하는 형태가 아니라 21가지 주요한 교설을 선정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集異門足論》과 《阿毘達磨法蘊足論》은 論母(mātṛkā)를 제시하고 이를 주석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1) 후치타 코타츠 外, 권오민 譯, 《초기 · 부파불교의 역사》, 민족사, 1992. pp.246-252 참조. 塚本啓祥 · 松長有慶 · 磯田熙文 編著, 《梵語佛典の 硏究》Ⅲ 論書篇, 平樂寺書店, 1990, 《入阿毘達磨論》은 후기 논서로 파악되고 있어 앞의 책과 차이가 난다. 또한 《成實論》도 후기 논서로서 언급된다.(pp.58-104 참조). 유부 7론은 다시 세단계의 발전과정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초기 논서로는 《阿毘達磨集異門足論》과 《阿毘達磨法蘊足論》과 《阿毘達磨施設足論》을 들고, 중기 논서로는 《阿毘達磨識身足論》과 《阿毘達磨界身足論》을 들고, 후기 논서로는 《阿毘達磨品類足論》과 《阿毘達磨發智論》을 들고 있다. (水野弘元 著, 김현 譯, 《原始佛敎》, 벽호, 1993. p.23)"
  20. 황욱 1999, 16–17쪽
    "유식학에서는 그 학설의 내용에 따라 인도의 유식학을 3기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한다. 제1기는 미륵과 무착의 유식학을 말하고, 제2기는 세친의 유식학을 말하며, 제3기는 護法[Dharmapāla]과 安慧[Sthitamati] 등 十大論師들의 유식학을 의미한다. 한편 제1기와 제2기를 합쳐서 初期唯識學이라고도 부른다.45)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처음으로 유식학의 이론적 체계를 세운 무착이 유식학에 끼친 공헌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그것은 미륵이 실존인물인지 아니면 무착 자신인가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그가 유식학의 주창자로 자리매김 되어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식사상은 신앙적인 면에서 볼 때에는 미륵이 始祖이지만, 실제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무착이 시조라 해도 틀림이 없는 것이다.
    45) 吳亨根, 「初期唯識의 心意識思想과 八識思想 硏究」, 《唯識과 心識思想 硏究》(서울: 佛敎思想社, 1989), pp.14~15 참조. 이에 의하면 “제1기의 유식학은 초창기의 유식학으로서 후세의 발달된 유식학에 비하여 원시적인 학설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유식학을 原始唯識期라고도 하며 이때의 주요 논서는 《유가사지론》과 《섭대승론》·《현양성교론》과 《대승아비달마집론》 등을 들 수가 있다. 다음 제2기의 유식학은 세친논사가 무착과 미륵의 유식학을 잘 정리하고 조직화한 것을 말하는데 이때의 유식학을 組織唯識學이라고도 한다. 이 組織唯識學의 대표적인 논서는 《대승백법명문론》과 《유식삼십론송》을 들 수가 있다. 그리고 다음 제3기의 유식학은 세친논사 이후에 호법과 안혜 등 십대논사들이 세친의 《唯識三十論》을 훌륭한 이론으로 주석하여 유식학을 크게 발달시킨 시기로 이때의 유식학을 發達唯識期라고 한다. 이때의 대표적인 저술로 《유식삼십론송》을 주석한 《成唯識論》을 들 수 있으며, 《성유식론》은 중국에서 번역되어 法相宗의 宗學에 크게 이바지한 논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